[시사저널e 25.07.10]

- “툴 교육을 넘어 사고력까지”…4단계 리터러시 체계로 본질적 교육 설계
- “디지털 전환의 시작은 ‘마인드셋’”… 학습에서 성과까지 ‘정량화’
- “단순한 교육 넘는 실질적인 변화와 확산, ‘에이블런’의 보람이자 동력”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개인의 일상은 물론 기업의 직무에까지 AI 기술은 빠른 속도로 침투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도구를 쓰는 법’만으로는 AI 기술 활용의 한계가 존재하고, 이에 AI 기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효과적인 활용을 돕는 ‘AI 리터러시(AI Literacy)’가 진정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모두를 위한 AI 교육’을 표방하는 스타트업 기업 ‘에이블런’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박진아 대표가 이끄는 ‘에이블런’은 단순한 툴 사용법 교육을 넘어, AI를 ‘어떻게 사고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커리큘럼을 개발하며 B2B 교육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사저널e와 만난 박 대표는 “진정한 교육은 단순히 툴을 배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새로운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이 도구를 내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체계적인 사고력을 함께 기르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AI 리터러시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술은 계속 진화하지만, 이를 잘 쓰기 위한 역량은 사고력과 맥락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AI 리터러시의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런’은 현재 AI 기술 사고력·활용법을 향상시키는 ‘시그니처(signature) 교육 과정’을 개발해 교육생들의 효율적인 AI 활용을 돕고 있고, ‘러닝 저널(Learning Journal)’, ‘역량 평가 진단지’ 등을 도입해 교육 평가를 정량화하기도 했다.
또한 AI 리터러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재한 이를 4단계로 구분하고, AI 결과물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조직 내 실제 적용까지 아우르는 리터러시 개발·운영에 힘을 쏟으며 AI 리터러시 분야의 표준·리드 기업으로 포지셔닝해나가고 있다.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교육 이후에 실제 변화가 일어났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라는 박 대표는 이와 같은 AI 리터러시 표준화 작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하는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에이블런’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가
A. ‘에이블런’은 ‘누구나 기술에 대한 장벽 없이’ AI 기술을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교육기업이다.
처음에는 비전공자 대상의 데이터 교육에서 출발했고, 현재는 입문자를 위한 AI 리터러시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한 도구 사용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기 위한 사고력과 활용법을 ‘시그니처 교육 과정’ 등을 개발해 교육하고 있다.
Q. 어떤 기업들이 ‘에이블런’을 찾고 있나
A. 기업들은 기술 자체보다 조직 전체의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교육을 도입하는 것 같다.
‘에이블런’의 문을 두드렸던 대부분의 기업들은 학습적 지식수준의 기술 교육이 필요했다기 보다 조직을 DX 관점에서 변화시키고 싶고, 조직과 조직원들에게 디지털 기반 DNA를 심어주고 싶은 니즈(needs)가 강했다.
예를 들어 ‘AI를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등의 문제의식 속에 ‘에이블런’의 교육을 조직 문화 혁신의 첫걸음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체험·경험 교육을 통해 AI 기술이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책임 등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조직원들의 DNA 혹은 마인드(mind)를 변화시키고, 아울러 조직 내 일부 관리자·임원급들이 AI 기술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이나 우려 등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관심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하다.
‘에이블런’의 교육 이후 관심도가 높아진 기업들은 단계적 맞춤형 프로젝트를 진행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며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Q. AI 리터러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창업하게 된 배경은
A. 개인적으로 기자를 하면서 기술 분야 취재를 하며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기술 창업 기업 사업팀에서 실무를 하면서 생긴 궁금증이 ‘에이블런’ 창업의 계기가 됐다.
국내 많은 조직들이 새로운 솔루션이나 기술을 도입하지만, 막상 조직원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한 기술에 종속돼 ‘이 기술을 써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넘어 ‘이 기술로 내 업무를 바꿀 수 있다’라는 의지가 있어야 새로운 솔루션과 기술 도입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기술을 자신의 언어로 소화할 수 있어야 비로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기술 도입 전 필요한 교육’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하게 됐다.

Q. ‘에이블런’이 생각하는 AI 리터러시의 정의가 궁금하다
A. 우선 AI 리터러시에 대한 정의는 업계나 분야에 따라 모두 다르다. 국제기구에서는 윤리적 관점을 중심으로 정의하고, 기업들은 효율성과 생산성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또 교육기관에서는 체험과 학습 목표 달성이라는 교육적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서로 다른 관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아우르는 공통된 프레임을 구성하는 데에는 철학적 깊이와 우리만의 관점이 필수적이라 느꼈다.
그래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진정으로 가치 있는 교육을 제공하려면 우리만의 교육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고민 끝에 창업과 동시에 석·박사 과정을 멈추지 않고 이어갔고, 최근 박사 학위를 마쳤다.
단지 기존의 정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블런만의 방식으로 AI 리터러시를 재정의하고 체계화하려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단순한 이해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비판적 해석까지 가능한 역량을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AI 교육은 사실상 ‘툴 사용법’에 집중돼 있고, 이런 수업들도 ‘AI 리터러시’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다.
물론 도구를 많이 써보면 익숙해질 수는 있지만, 목적 없이 배우면 단지 ‘재미있었다’, ‘신기했다’는 수준에서 끝나기 쉽다. 정작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에이블런’은 진정한 교육은 단순히 툴을 배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새로운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이 도구를 내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체계적인 사고력을 함께 기르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AI 리터러시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에 ‘에이블런’은 AI 리터러시를 4단계로 구분해 정리하고 있다. 1단계는 ‘이해’, 2단계는 ‘활용’, 3단계는 ‘평가’, 4단계는 ‘확산 및 가치 창출’이다.
대부분의 교육이 1·2단계에 머물고 있는 반면, ‘에이블런’은 3·4단계 교육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 결과물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조직 내에서의 실제 적용까지 아우르는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에이블런’은 AI 리터러시 분야의 표준·리드 기업으로 포지셔닝을 해나가려고 한다.
Q. ‘에이블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사실 ‘차별화’라는 말보다 우리가 빠르게 대응하고 유연하게 맞춤 설계를 해주는 부분을 기업 고객들이 높이 평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는 교육 효과를 ‘보이도록’ 설계하는 데 큰 공을 들였다. 기업 교육은 대부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필수이고, 조직 내에서도 각 팀, 직급 등에 따라 요구사항도 다른 상황에서 각각의 니즈와 변화 등에 대한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단순한 만족도 조사를 넘어서 하버드나 스탠퍼드 등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러닝 저널’ 개념을 도입했다. ‘러닝 저널’은 교육 내용을 그저 필기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성찰하게 만드는 학습 노트다.
이를 통해 학습자의 사고 흐름, 이해도, 단어 활용량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교육 전후로 역량 평가 진단지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배웠다’는 사실 외에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정량적 지표는 HR 담당자들이 특히 좋아한다. 대부분 수료율과 만족도 외에는 보고할 수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쟁력은 결국 ‘에이블런’이 ‘트렌디해서 AI 리터러시를 배운다’가 아니라 ‘배운 다음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중심에 둠으로써 확보하게 된 것 같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인가
A.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교육 이후에 실제 변화가 일어났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다.
한 기업 구매팀이 교육 이후 자체적으로 대시보드를 제작해 사내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그 사례를 바탕으로 후속 교육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다. 이처럼 한 번의 교육이 조직 전체로 확산된 경우는 ‘에이블런’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외에도 비영리기관의 후원금 현황을 시각화해 대시보드로 정리하거나 사내 OJT 관련 정보를 챗봇으로 자동화하는 프로젝트 등도 진행한 바 있다. 이런 교육은 기업과 일대일로 협업하기도 하지만, 정부 R&D(연구개발) 과제와 연계해 수행하기도 하는데 지난 2022년과 2023년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시와 함께한 청년 대상 장기 부트캠프에서는 교육과 함께 취업까지 연계하며 유공 표창을 수상했다. 이와 같이 단순한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와 확산으로 이어지는 성과들이 ‘에이블런’의 보람이자 동력이 되고 있다.

Q. 창업 이후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꼽자면
A. ‘에이블런’은 창업 이후 한 번도 하향 곡선을 그린 적이 없다. 매해 우상향 성장을 이어왔고, 사무실도 거의 1~1.5년에 한 번씩 이전할 정도로 인원이 빠르게 늘었다. 매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악의 순간은 창업 직후 닥친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다. 지난 2019년 7월 창업 당시 공유 오피스처럼 교육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공유 교육 지역 모델’을 기획하고 있었다.
1개월 만에 전국 11~20개 파트너를 모아 시범 운영까지 준비했고, 3개월 만에 시드 투자도 유치했다. 하지만 마침 투자 계약서에 사인하던 날 TV 뉴스에서 ‘중국에서 원인불명 폐렴’이 보도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은 비대면 전환과 DX 수요 폭증으로 사업에 호재가 됐지만, 당시에는 ‘현금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으로 시작된 혹독한 시기였다.
사무실이 번화가에 있었는데, 유령 도시처럼 바뀌고 있었다. 주변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정말 끔찍한 뉴스들이 이어졌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발동된 시기였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단단함을 만든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다.
Q. ‘에이블런’의 장단기 계획이 궁금하다
A. 단기적인 목표는 올해 3분기 내로 AI 리터러시 교육의 표준화 체계와 역량 평가 도구를 완성하는 것이다. 단순한 트렌드 대응이 아닌 철학과 체계가 담긴 교육 모델을 정립하고 싶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과도 발맞춰 준비 중이다. AI가 국내에서 더 본격적으로 활용된다면, 리터러시 교육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체계적으로 준비 중이다.
현재 에이블런의 고객 절반은 기업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학교 교원, 직업계고 학생, 군인, 청년 구직자, 심지어 미취학 아동까지 다양하다. 실제로 교육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AI 교육 도입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전 연령대와 직업군에서 AI 리터러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AI 기술을 배우기 전 단계에서 기초적인 사고력과 활용 프레임을 갖출 수 있도록 입문 교육을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술은 어디서든 배울 수 있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쓸 줄 아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국내 전통 대기업들은 자체 강사진이 있지만, 오히려 외부 전문가들이 더 실전적 역량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그걸 매칭하고 교육화하는 건 저희의 강점이기도 하다. 이 시스템을 꼭 한국에서만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빠르게 IT가 확산되면서도 일자리 인프라는 부족한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지에 청년 대상 IT 직무교육 및 취업 연계 모델을 수출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효과를 검증한 교육 포맷을 ‘붙여넣기’ 하듯 적용해보는 것이 목표다. 5개년 내에 동남아 IT 교육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고 싶다.
Q. ‘에이블런’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A. 사실 하나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일단 해보는 것, 그리고 끝까지 가보는 것’이 ‘에이블런’ 조직의 DNA에 가깝다.
뭔가를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작하기보다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배우는 것을 더 가치 있게 본다. ‘기회가 오면 일단 잡고, 한 번 시작한 일은 그만둘 이유가 명확해질 때까지 붙들고 간다’라는 태도가 ‘에이블런’을 여기까지 이끈 원동력이다.
우리가 자주 말하는 철학 중 하나는 ‘돈과 시간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인드다. 현실에서 바로 구현이 어렵더라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시도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AI 교육 업계는 워낙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오늘 쓰던 도구가 내일 사라질 수도 있는 시장이다. 때문에 의사결정은 빠르게, 실행은 끝까지 하는 게 저희 조직의 기본 원칙이다. 고민을 길게 하는 대신, 해보면서 배우고 고쳐가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출처 : 시사저널e(https://www.sisajournal-e.com)
[시사저널e 25.07.10]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개인의 일상은 물론 기업의 직무에까지 AI 기술은 빠른 속도로 침투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도구를 쓰는 법’만으로는 AI 기술 활용의 한계가 존재하고, 이에 AI 기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효과적인 활용을 돕는 ‘AI 리터러시(AI Literacy)’가 진정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모두를 위한 AI 교육’을 표방하는 스타트업 기업 ‘에이블런’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박진아 대표가 이끄는 ‘에이블런’은 단순한 툴 사용법 교육을 넘어, AI를 ‘어떻게 사고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커리큘럼을 개발하며 B2B 교육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사저널e와 만난 박 대표는 “진정한 교육은 단순히 툴을 배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새로운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이 도구를 내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체계적인 사고력을 함께 기르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AI 리터러시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술은 계속 진화하지만, 이를 잘 쓰기 위한 역량은 사고력과 맥락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AI 리터러시의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런’은 현재 AI 기술 사고력·활용법을 향상시키는 ‘시그니처(signature) 교육 과정’을 개발해 교육생들의 효율적인 AI 활용을 돕고 있고, ‘러닝 저널(Learning Journal)’, ‘역량 평가 진단지’ 등을 도입해 교육 평가를 정량화하기도 했다.
또한 AI 리터러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재한 이를 4단계로 구분하고, AI 결과물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조직 내 실제 적용까지 아우르는 리터러시 개발·운영에 힘을 쏟으며 AI 리터러시 분야의 표준·리드 기업으로 포지셔닝해나가고 있다.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교육 이후에 실제 변화가 일어났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라는 박 대표는 이와 같은 AI 리터러시 표준화 작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하는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에이블런’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가
A. ‘에이블런’은 ‘누구나 기술에 대한 장벽 없이’ AI 기술을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교육기업이다.
처음에는 비전공자 대상의 데이터 교육에서 출발했고, 현재는 입문자를 위한 AI 리터러시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한 도구 사용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기 위한 사고력과 활용법을 ‘시그니처 교육 과정’ 등을 개발해 교육하고 있다.
Q. 어떤 기업들이 ‘에이블런’을 찾고 있나
A. 기업들은 기술 자체보다 조직 전체의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교육을 도입하는 것 같다.
‘에이블런’의 문을 두드렸던 대부분의 기업들은 학습적 지식수준의 기술 교육이 필요했다기 보다 조직을 DX 관점에서 변화시키고 싶고, 조직과 조직원들에게 디지털 기반 DNA를 심어주고 싶은 니즈(needs)가 강했다.
예를 들어 ‘AI를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등의 문제의식 속에 ‘에이블런’의 교육을 조직 문화 혁신의 첫걸음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체험·경험 교육을 통해 AI 기술이 도입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책임 등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조직원들의 DNA 혹은 마인드(mind)를 변화시키고, 아울러 조직 내 일부 관리자·임원급들이 AI 기술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이나 우려 등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관심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하다.
‘에이블런’의 교육 이후 관심도가 높아진 기업들은 단계적 맞춤형 프로젝트를 진행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며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Q. AI 리터러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창업하게 된 배경은
A. 개인적으로 기자를 하면서 기술 분야 취재를 하며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기술 창업 기업 사업팀에서 실무를 하면서 생긴 궁금증이 ‘에이블런’ 창업의 계기가 됐다.
국내 많은 조직들이 새로운 솔루션이나 기술을 도입하지만, 막상 조직원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한 기술에 종속돼 ‘이 기술을 써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넘어 ‘이 기술로 내 업무를 바꿀 수 있다’라는 의지가 있어야 새로운 솔루션과 기술 도입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기술을 자신의 언어로 소화할 수 있어야 비로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기술 도입 전 필요한 교육’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하게 됐다.
Q. ‘에이블런’이 생각하는 AI 리터러시의 정의가 궁금하다
A. 우선 AI 리터러시에 대한 정의는 업계나 분야에 따라 모두 다르다. 국제기구에서는 윤리적 관점을 중심으로 정의하고, 기업들은 효율성과 생산성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또 교육기관에서는 체험과 학습 목표 달성이라는 교육적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서로 다른 관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아우르는 공통된 프레임을 구성하는 데에는 철학적 깊이와 우리만의 관점이 필수적이라 느꼈다.
그래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진정으로 가치 있는 교육을 제공하려면 우리만의 교육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고민 끝에 창업과 동시에 석·박사 과정을 멈추지 않고 이어갔고, 최근 박사 학위를 마쳤다.
단지 기존의 정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블런만의 방식으로 AI 리터러시를 재정의하고 체계화하려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단순한 이해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비판적 해석까지 가능한 역량을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AI 교육은 사실상 ‘툴 사용법’에 집중돼 있고, 이런 수업들도 ‘AI 리터러시’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다.
물론 도구를 많이 써보면 익숙해질 수는 있지만, 목적 없이 배우면 단지 ‘재미있었다’, ‘신기했다’는 수준에서 끝나기 쉽다. 정작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에이블런’은 진정한 교육은 단순히 툴을 배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새로운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이 도구를 내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체계적인 사고력을 함께 기르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AI 리터러시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에 ‘에이블런’은 AI 리터러시를 4단계로 구분해 정리하고 있다. 1단계는 ‘이해’, 2단계는 ‘활용’, 3단계는 ‘평가’, 4단계는 ‘확산 및 가치 창출’이다.
대부분의 교육이 1·2단계에 머물고 있는 반면, ‘에이블런’은 3·4단계 교육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 결과물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조직 내에서의 실제 적용까지 아우르는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에이블런’은 AI 리터러시 분야의 표준·리드 기업으로 포지셔닝을 해나가려고 한다.
Q. ‘에이블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사실 ‘차별화’라는 말보다 우리가 빠르게 대응하고 유연하게 맞춤 설계를 해주는 부분을 기업 고객들이 높이 평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는 교육 효과를 ‘보이도록’ 설계하는 데 큰 공을 들였다. 기업 교육은 대부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필수이고, 조직 내에서도 각 팀, 직급 등에 따라 요구사항도 다른 상황에서 각각의 니즈와 변화 등에 대한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단순한 만족도 조사를 넘어서 하버드나 스탠퍼드 등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러닝 저널’ 개념을 도입했다. ‘러닝 저널’은 교육 내용을 그저 필기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성찰하게 만드는 학습 노트다.
이를 통해 학습자의 사고 흐름, 이해도, 단어 활용량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교육 전후로 역량 평가 진단지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배웠다’는 사실 외에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정량적 지표는 HR 담당자들이 특히 좋아한다. 대부분 수료율과 만족도 외에는 보고할 수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는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쟁력은 결국 ‘에이블런’이 ‘트렌디해서 AI 리터러시를 배운다’가 아니라 ‘배운 다음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중심에 둠으로써 확보하게 된 것 같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인가
A.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교육 이후에 실제 변화가 일어났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다.
한 기업 구매팀이 교육 이후 자체적으로 대시보드를 제작해 사내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그 사례를 바탕으로 후속 교육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다. 이처럼 한 번의 교육이 조직 전체로 확산된 경우는 ‘에이블런’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외에도 비영리기관의 후원금 현황을 시각화해 대시보드로 정리하거나 사내 OJT 관련 정보를 챗봇으로 자동화하는 프로젝트 등도 진행한 바 있다. 이런 교육은 기업과 일대일로 협업하기도 하지만, 정부 R&D(연구개발) 과제와 연계해 수행하기도 하는데 지난 2022년과 2023년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시와 함께한 청년 대상 장기 부트캠프에서는 교육과 함께 취업까지 연계하며 유공 표창을 수상했다. 이와 같이 단순한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와 확산으로 이어지는 성과들이 ‘에이블런’의 보람이자 동력이 되고 있다.
Q. 창업 이후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꼽자면
A. ‘에이블런’은 창업 이후 한 번도 하향 곡선을 그린 적이 없다. 매해 우상향 성장을 이어왔고, 사무실도 거의 1~1.5년에 한 번씩 이전할 정도로 인원이 빠르게 늘었다. 매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악의 순간은 창업 직후 닥친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다. 지난 2019년 7월 창업 당시 공유 오피스처럼 교육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공유 교육 지역 모델’을 기획하고 있었다.
1개월 만에 전국 11~20개 파트너를 모아 시범 운영까지 준비했고, 3개월 만에 시드 투자도 유치했다. 하지만 마침 투자 계약서에 사인하던 날 TV 뉴스에서 ‘중국에서 원인불명 폐렴’이 보도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은 비대면 전환과 DX 수요 폭증으로 사업에 호재가 됐지만, 당시에는 ‘현금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으로 시작된 혹독한 시기였다.
사무실이 번화가에 있었는데, 유령 도시처럼 바뀌고 있었다. 주변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정말 끔찍한 뉴스들이 이어졌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발동된 시기였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단단함을 만든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다.
Q. ‘에이블런’의 장단기 계획이 궁금하다
A. 단기적인 목표는 올해 3분기 내로 AI 리터러시 교육의 표준화 체계와 역량 평가 도구를 완성하는 것이다. 단순한 트렌드 대응이 아닌 철학과 체계가 담긴 교육 모델을 정립하고 싶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과도 발맞춰 준비 중이다. AI가 국내에서 더 본격적으로 활용된다면, 리터러시 교육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체계적으로 준비 중이다.
현재 에이블런의 고객 절반은 기업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학교 교원, 직업계고 학생, 군인, 청년 구직자, 심지어 미취학 아동까지 다양하다. 실제로 교육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AI 교육 도입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전 연령대와 직업군에서 AI 리터러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AI 기술을 배우기 전 단계에서 기초적인 사고력과 활용 프레임을 갖출 수 있도록 입문 교육을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술은 어디서든 배울 수 있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쓸 줄 아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국내 전통 대기업들은 자체 강사진이 있지만, 오히려 외부 전문가들이 더 실전적 역량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그걸 매칭하고 교육화하는 건 저희의 강점이기도 하다. 이 시스템을 꼭 한국에서만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빠르게 IT가 확산되면서도 일자리 인프라는 부족한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지에 청년 대상 IT 직무교육 및 취업 연계 모델을 수출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효과를 검증한 교육 포맷을 ‘붙여넣기’ 하듯 적용해보는 것이 목표다. 5개년 내에 동남아 IT 교육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고 싶다.
Q. ‘에이블런’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A. 사실 하나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일단 해보는 것, 그리고 끝까지 가보는 것’이 ‘에이블런’ 조직의 DNA에 가깝다.
뭔가를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작하기보다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배우는 것을 더 가치 있게 본다. ‘기회가 오면 일단 잡고, 한 번 시작한 일은 그만둘 이유가 명확해질 때까지 붙들고 간다’라는 태도가 ‘에이블런’을 여기까지 이끈 원동력이다.
우리가 자주 말하는 철학 중 하나는 ‘돈과 시간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인드다. 현실에서 바로 구현이 어렵더라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시도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AI 교육 업계는 워낙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오늘 쓰던 도구가 내일 사라질 수도 있는 시장이다. 때문에 의사결정은 빠르게, 실행은 끝까지 하는 게 저희 조직의 기본 원칙이다. 고민을 길게 하는 대신, 해보면서 배우고 고쳐가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출처 : 시사저널e(https://www.sisajourn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