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타트업 리포트] "AI를 어린애처럼 다뤄라" 맞춤형 AI 교육하는 박진아 에이블런 대표

[한국일보 26.07.01]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사람들은 편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또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AI 를 잘 사용하려는 고민이다. 2019년 설립된 신생기업(스타트업) 에이블런은 이 같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에이블런은 사람들이 AI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AI 전문 교육업체다. 단순히 AI의 기능 소개가 아니라 AI를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박진아(35) 대표를 만나 AI 활용 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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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에이블런 대표가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AI 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사람간 AI의 활용 능력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AI가 필요하다고 본다. 강예진 기자


직원마다 다른 AI 사용 능력의 편차를 줄여라


에이블런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기업들의 AI 전환(AX)을 위한 교육이다. "지난해까지 기업들은 생성형 AI가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내용이 많았어요. 그런데 올해부터 기업들은 직원마다 다른 AI 활용 능력의 편차를 줄이고 싶어해요. AI를 잘 활용하는 직원의 능력을 팀 전체로 확산하고, 젊은 사원들이 AI를 맹신해 거르지 않고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 등을 줄이고 싶어하죠."


이런 AI 교육은 기업별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기업마다 갖고 있는 목적과 문제가 다르고 기업 내부의 보안 환경이 달라서 교육 과정을 똑같이 적용하기 힘들어요. 기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하죠. 같은 기업 내에서도 조직별로 다른 교육을 하기 때문에 학원처럼 가르치지 않아요."


이를 위해 기업별 전담 매니저를 배치한다. "사업개발팀이 영업부터 상담, 진단과 교과과정 구성을 전담해요. 이 팀이 운영인력만큼 많아요. 연구개발팀은 기업 특성에 맞춰 교육 과정을 개발해요. 전체 직원 50명 가운데 20명이 문제점을 진단하고 교육하는 인력이죠."


21만 명이 AI 교육 받아


박 대표는 "AI에 대한 평생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고령층이나 취약계층도 AI를 악용한 범죄 등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교육이 필요해요. 그래서 AI 교육은 연령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평생 교육이죠."


여기 맞춰 개인별 AI 교육도 한다.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정부 예산을 받아 진행하는 개인별 AI 교육도 해요. 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의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하죠."


AI 교육은 보통 4단계로 이뤄진다. 첫 번째는 AI를 이해하기 위한 AI 리터러시(literacy) 교육이다. “3년 전부터 학계에서 AI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AI 리터러시 논의가 시작됐어요. AI의 작동원리를 알면 좀 더 정확한 답변을 얻기 위해 질문의 태도가 달라져요."


2단계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대표되는 활용법 교육이다. "AI를 잘 활용하려면 목적에 맞는 AI를 선택해 많이 써봐야 해요. 프롬프트 교육을 통해 AI에 질문하는 방법 등을 알려줘요."


3단계는 중급자들을 위한 응용 기술이다. "각자의 문제를 AI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응용 방법을 알려줘요." 마지막 4단계는 AI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역량 교육이다. "AI의 결과물이 세상에 내보내기 힘든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어요. 또 조직 안에서 사용하려면 조직 규범과 보안 문제 등을 제대로 지키는지 살펴야죠. 이런 것들을 위한 교육을 해요."


지금까지 에이블런에서 교육을 받은 곳은 1분기 기준으로 1,020곳에 이른다. "월 1,000건 이상 교육 문의가 들어와요.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많이 교육했어요. 요즘 공공기관, 종교단체, 유치원, 언론사 등 다양한 곳에서 교육을 원해요. 성당의 회의록 작성부터 유치원 교사들의 효율적 업무를 위한 AI 활용 방법 등을 물어보죠."


수강생 기준으로 교육을 받은 인원은 지금까지 21만 명이다. "전국 도 단위 지방자치단체와 광역시 등을 대상으로 한 과기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AI 디지털 배움터 사업이 있는데 이 가운데 인천광역시 사업을 맡아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진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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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에이블런 대표가 개발한 기업 대상의 AI 교육방법은 맞춤형 교육이다. 기업의 특징과 규모, 사업 내용에 맞춰 교과 과정부터 새로 개발해 적용한다. 강예진 기자


"IBM과 KFC의 중간을 지향"


박 대표는 에이블런의 차별성으로 맞춤형 교육을 위한 운영 방법을 꼽았다. "유튜브에도 AI 활용을 알리는 콘텐츠들이 많아요.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각자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이 아니라면 소용 없어요. 에이블런은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론을 잘 개발했어요."


특히 교육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내부 설명서(매뉴얼)를 갖춰 놓았다. "누구나 매뉴얼을 보고 훈련하면 교육할 수 있도록 세분화했어요."


박 대표는 이를 "IBM과 KFC의 중간을 지향하는 교육법"이라고 소개했다. "IBM은 직원들의 복장까지 매뉴얼에 정의했고 KFC는 직원이 닭을 튀기는 팔의 각도까지 매뉴얼에 담았어요. 교육은 그만큼 매뉴얼이 중요해요. 교육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교육하는 사람이 전달 방법을 모르면 소용 없어요."


눈에 띄는 것은 학습코치 제도다. 이들은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습 과정을 감독하고 교육생들을 독려한다. "학습코치는 교육이 잘 진행되는지 감독해요. 교육생에게 일일이 교육을 잘 받으라고 독려하는 일도 하죠. 학습코치들이 제일 힘들어요. 외향적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학습코치로 두고 있어요."



수익 올리며 투자금 모두 돌려줘


교육비용은 대상에 따라 다르다. "대상 기업의 규모, 교육 과정 개발의 난이도, 교육 조건 등에 따라 비용이 달라요."

매출은 지난해 60억 원이었으며 올해 100억 원이 목표다. "올들어 5월 말까지 매출이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어섰어요."


이 정도 규모면 디지털 교육 분야에서 상위 0.1%에 든다. "매출 20억 원 이상이면 상위 0.1%에 속해요. 그 정도로 디지털 교육업체의 99%가 영세한 편이죠."


그래서 박 대표는 당분간 디지털 교육 분야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단순히 사용법등 기능만 가르치면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본다. "전문성을 갖춰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해요. 빨리 시장의 흐름을 읽고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죠. 앞으로 기업들은 AI 교육에 계속 투자할 겁니다. AI가 발달할 수록 사람마다 AI를 사용하는 실력 차이가 발생하거든요."


영업이익도 꾸준히 거두고 있다. "설립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 매년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어요. 투자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달라지는데 최대 20%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적도 있어요."


외부 투자자의 지분이 전혀 없는 것도 이 업체의 특징이다. "사업 초기에 외부 투자를 받았다가 수익을 올린 뒤 바로 투자금을 모두 돌려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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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에이블런 대표는 디지털 교육사업을 해외로 수출한다. 그는 "동남아시아의 외주 일을 하는 업체들은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을 원한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후 채용까지 연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예진 기자



오전 7시 출근해 다음날 새벽 5시 퇴근하며 독하게 창업


원래 박 대표는 기자 출신이다. 경희대에서 한국어교육과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한 뒤 홍보대행사를 거쳐 잡지사 기자가 됐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다가 기자가 되고 싶어 제조업 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했어요."


그러나 잡지사 기자 생활은 녹녹치 않았다. "3년 동안 잡지사에서 일했는데 너무 힘들어 이럴 바에는 광고주가 되기로 결심하고 데이터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옮겼어요."


3년의 스타트업 근무 경험은 그에게 창업의 씨앗이 됐다. "한 사람이 여러 일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 주인 의식을 갖고 일하면서 창업의 꿈을 키웠죠."


그는 독하게 창업 준비를 했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자정까지 회사 일을 하고 새벽 5시까지 남아 창업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나서 쪽잠을 잔 뒤 오전 7시에 출근했죠. 거의 잠을 자지 않았어요. 그 바람에 밤 새워 일하는 것을 정신력의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디지털 교육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스타트업에서 솔루션을 판매하며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기업이 바뀔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해도 직원들이 쓰려는 의지가 없으면 소용없어요. 솔루션 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고 직원들이 바꾸려는 의지가 있어야 해요. 영업현장에서 고객사로부터 들었던 얘기가 창업 아이템이 됐죠."


씽킹랩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만들어 처음 시작한 사업은 공유 교육장이었다. 소상공인들의 유휴 공간을 강의장으로 빌려주는 사업이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바람에 강제로 사업 내용을 바꾸었다. "코로나 확산 시기는 지옥 같았어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소상공인들이 자살하는 것을 보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차라리 망하려면 빨리 망하자는 생각에 사업 내용을 바꾸고 결사적으로 덤볐어요. 지금은 오히려 코로나 시기가 전화위복이 됐죠. 교육 사업을 하며 독자적인 사업 철학을 갖기 위해 서강대와 한양대 대학원에서 각각 기술경영으로 석사와 박사 과정까지 마쳤어요."


앞으로 그는 사업을 해외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월부터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서 해외 사업을 시작했어요. 동남아시아의 외주업체들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 교육을 원해요. 100명 모집에 150명이 지원할 정도로 해외에서 교육 사업이 인기가 많죠.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현지 업체들이 디지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해요. 잘 되면 다른 나라들로 확대할 생각이에요."


해외에서 채용 대행 사업도 새로 준비 중이다. "이미 말레이시아에서 디지털 교육 후 채용까지 연결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인력이 많이 필요해 계속 사람을 뽑고 있어요."


박 대표에게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그는 AI를 어린아이처럼 대하라는 뜻밖의 대답을 했다. "AI를 순수 지능이 뛰어나지만 세상에 대한 학습을 하지 않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시키면 돼요. 그만큼 질문이 중요하죠. 질문 요령을 잘 모르면 배경 정보와 데이터를 많이 주면 답변의 품질이 달라져요. 또 각 AI의 유료와 무료 서비스의 답변 차이가 하늘과 땅 만큼 크니 가급적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